세월호 참사 1주기

<동네교회청년> 선언


야훼께서는 정의를 펴시고 모든 억눌린 자들의 권리를 찾아주신다. (시편103:6, 공동번역)



2014년 4월 16일, 그날을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배가 침몰했다는, 전원 구조되었다는, 그것이 오보였다는, 사상 최대의 구조와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는, 그것마저 거짓이었다는, 마침내 스스로 탈출한 사람들 외에는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이 모든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더욱 기막힌 것은 그 후로도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바뀐 것은 오직 희생자 가족들의 삶뿐이다. 극진한 위로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희생자 가족들은 마치 돈에 집착하거나 무슨 정치적 야욕이 있는 것처럼 매도되며 온갖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억만금으로도, 대통령이 되어도 죽은 이들을 살릴 수 없는데 무슨 헛소리인가.


우리들은 가만히 있으면서 서서히 잊을 것인가? 아니면 잊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인가? 역사의 분기점 앞에서, <동네교회청년>은 하나님께서는 정의를 펴시고 모든 억눌린 자들의 권리를 찾아주신다고 믿으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첫째, 진실을 밝혀라! 

세월호는 왜 침몰했는가? 국가는 왜 구조에 실패했는가? 희생자 가족들과 많은 시민들은 아직도 납득할 수 없다. 진실을 밝혀라. 그러기 위해서 침몰한 세월호 선체를 온전히 인양하고, 희생자 가족들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요구하는 특별법 시행령(안)을 즉각 수용하라.


둘째, 희생자 가족들을 괴롭히지 마라!

희생자 가족들은 오로지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원한다. 이것은 소박하고도 상식적인 요구다. 돈은 돈, 돈 하는 너희들이나 가져라. 누구든 지간에 희생자 가족을 향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멈춰라. 돕지 않으려거든 가만히 있으라.


셋째, 바꾸자!

2014년 4월 16일 이래로, 대한민국의 종교 ․ 정치 ․ 경제 ․ 사회 ․ 교육 ․ 문화 ․ 언론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지도자를 자처하는 자들은 그 지도력을 상실했다. 1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 것이 그 증거다. 이제 이 선언에 동감하는 우리들이 바꾸자. 거짓 지도자들의 권위를 무시해버리고, 우리들이 우리들의 새로운 공동체를 세워나가자.



세월호 참사 1주기, 2015년 4월 16일에


<동네교회청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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