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교회청년’ 합시다!


요즘 교회는 ‘동네와는 상관없는 집단’으로 취급받거나, ‘교회답지 못하다’라고 욕먹고 있습니다. 이에 실망한 사람들은 교회를 등지고 있고요. 그리스도인과 교회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교회를 둘러싼 비난이 무지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19.4%라고 합니다. 열 명 중에 여덟 명은 한국교회 못 믿겠다는 것이니 심각한 수준입니다.


저도 언제부턴가 일요일 저녁이면 쉬이 집에 돌아가기 어려웠습니다. 친구들과 동네 찻집에 모여, 그날 설교와 예배가 얼마나 허무했는지부터 시작해 한국 개신교가 이래서는 안 된다며 열을 내는 일이 많아졌죠. 그런데 결국은 피식 웃고 헤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기껏해야 <동네교회청년>이니까요. 그런데 그 뒤로 계속 저 말을 생각나는 거예요. 동네와 교회와 청년이 ‘삼위일체’인 이 말에 우리들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 떨어진 ‘세계’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내가 사는 동네를 섬기기로 작정한다면? 뭐라도 할 수 있겠다 싶었죠. 내가 다니는 교회와 한국 개신교 전체가 상식적으로 교회답게 잘 굴러가고 있는지 관심을 갖는다면? 몇몇은 대단히 싫어할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참 좋을 것 같았죠. 공평하신 하나님은 교회 다닌다는 이유만으로는 청년세대가 겪는 고통에서 절대 빼주지 않는데 차라리 힘을 보탠다면? 가만히 있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 싶었죠. 가슴이 두근거리더군요.


어느 추운 겨울, 친구의 깨끗하지도 더럽지도 않은 자취방에 모여 <동네교회청년>이란 모임을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놀기만 한 것은 아니였죠. 동네에서 ‘찬란한 한국교회의 검은 역사’, ‘복이란 무엇인가’, ‘예수님의 선교와 동네선교’ 같은 강의를 개최했습니다. ‘동네를 위한 기도회’도 몇 번 열었고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청년들의 행동에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들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돈 한 푼 안 생기더라도 <동네교회청년>으로 좀 더 살아보겠노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을 몇 명 더 만나게 되었죠.


세상에서 조직을 만들려면 사람과 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미 그런 것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저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좀 더 기회를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잘 좀 해보라고 말이죠. 이것들을 아무런 사심 없이 동네를 섬기는데 사용한다면 악화된 평판을 조금씩 바꿔갈 수 있겠죠. 물론 동네로부터 배울 것도 있을 겁니다. 이거야말로 복음의 실천이요 전파 아니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골골샅샅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선 이메일 주소(pjmdb@hanmail.net)를 적을 테니 연락하고 한 번 만나요.


여러분, <동네교회청년>합시다! ^^



희년함께 뉴스레터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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